2050년까지 100% 친환경 전력 생산… 수돗물 생산 全과정서 탄소중립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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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2021 이제는 Green Action!]<5> 수자원공사 ‘RE100’ 선언
태양광과 소수력 등 자체 생산한 재생에너지로 탄소중립(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 0이 되는 개념)에 도달한 경기 시흥시 시흥정수장. 한국수자원공사 제공
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해 11월 국내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‘RE100’ 참여를 선언했다. RE100은 탄소중립(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 0이 되는 개념)을 달성하기 위해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%를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로 한 글로벌 캠페인이다. 2014년 비영리 국제 환경단체 ‘더 클라이밋 그룹(The Climate Group)’이 만들었다. 6월 현재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기업 300여 곳이 동참하고 있다. 국내 기업은 지난해 SK와 LG 등을 시작으로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.

수자원공사의 RE100 이행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.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해 쓰는 방법과 에너지 효율을 높여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방법이다. 특히 물 분야는 기후변화로 빈번해지는 홍수와 가뭄 등의 영향을 직접 받는 분야라 에너지 관리가 필요하다. 홍수에는 상수원 오염 관리와 정수장 기능 강화에, 가뭄에는 효율적인 물 관리와 분배에 신경을 써야 한다. 수자원공사는 물 관리 분야 혁신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, 수돗물 생산 과정에서는 탄소중립을 구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.

○광역정수장은 100% 재생에너지 대체

수돗물을 생산하는 과정에는 많은 에너지가 사용된다. 상수원에서 취수장으로 물을 보내고, 여기서 정수장으로 물을 보낸 뒤 각종 여과 과정을 거치는 데 에너지를 쓴다. 기후변화와 산업화로 물속 유해물질이 증가하고 있다. 이를 감시하고 수질을 관리하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는 게 최근 추세다.

2019년 기준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광역정수장 43곳을 포함한 수도시설에서 사용하는 연간 에너지는 1468GWh(기가와트시)에 달한다. 약 5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. 전국에 정수한 수돗물을 보내는 광역정수장은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지만 동시에 에너지 다소비 시설인 셈이다.

수자원공사는 2030년까지 이 43곳의 광역정수장을 탄소중립 시설로 만들 방침이다. 우선 모든 광역정수장 유휴부지와 옥상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하기로 했다. 정수장 주변에는 대체로 높은 건물이 없어 태양광 발전에 유리하다. 또 정수장 21곳에서는 수열시스템도 도입한다. 연중 온도가 일정한 물은 대기 온도와 비교하면 여름철에는 차갑고 겨울철에는 따뜻하다. 이 열 에너지를 빼내 실내 공기에 넣는 방식으로 냉난방에 활용하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. 물의 낙차를 활용한 소수력 에너지 사용도 늘린다.

이 같은 조치로 경기 시흥시 시흥정수장과 경북 경산시 자인정수장은 지난해 탄소중립에 도달했다. 이 정수장들의 지난해 전력사용량은 각각 1556MWh(메가와트시)와 362MWh이고, 태양광과 소수력 등으로 생산한 에너지는 1669MWh와 362MWh였다.

○수돗물 생산부터 전달까지 스마트 관리체계 구축

또 정보통신기술(ICT) 기반의 스마트 관리체계를 구축해 수돗물 생산부터 전달까지 전 과정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방침이다.

수자원공사는 에너지 공급 체계를 최적화하기 위해 2023년까지 전체 광역정수장에 에너지관리시스템(EMS·실시간으로 전력량을 분석하고 제어하는 시스템)을 구축한다. 이 시스템이 구축되면 정수장의 펌프 모터를 적절히 가동하고, 전력 사용량이 많을 때 분산 가동하는 방식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. 또 정수장마다 태양광 등으로 생산한 에너지를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(ESS)도 설치해 전력 사용량이 많을 때 안정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.

2023년까지 수돗물 생산부터 공급까지 전 과정에 스마트 관리체계를 구축하면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현상을 포착하고 대응하는 능력도 강화된다. 물은 ‘상수원-취수장-정수장-배수지-배급수관-각 가정’의 과정을 통해 이동하는데, 이 과정마다 관리 체계가 정교해지는 것이다. 취수 과정에서는 녹조나 유해물질을 감시하고, 정수장에서는 약품을 적정량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. 관로도 실시간으로 체크해 이물질이 떠다니거나 물이 새는 곳이 생길 경우 즉시 확인해 조치할 수 있게 된다. 제2의 깔따구 유충 유출 사고나 누수로 인한 물·에너지 낭비를 방지하는 것이다.

이처럼 물 관련 분야에서 사용하는 디지털 기술은 녹색 경제 창출에도 도움이 된다. 실제 지난해 3월 수자원공사 사내 구성원이 창업한 ‘위플랫’은 수도 배관에서 전달되는 누수음을 탐지하고 누수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해 최근 상용화했다. 영국 물 전문 조사기관인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(GWI)에 따르면 세계 물 산업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919조 원 규모로 2024년까지 연평균 3.4%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.

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은 “탄소중립 물관리를 통해 정부의 ‘2050년 탄소중립’ 추진 전략을 적극 돕고, 탄소 저감을 실행하는 신성장모델을 제시해 신재생에너지 사업 활성화와 녹색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하겠다”고 밝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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